비둘기 자세|후굴 준비·합장·스트랩·잠자는 비둘기

오른쪽 다리를 접고 왼쪽 다리를 뒤로 뻗은 채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상체를 세운 비둘기 자세

비둘기 자세를 마칠 때쯤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제 쉬세요." 그런데 그 말이 나올 때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이건 쉬는 게 아닌데, 쉬라고 하시네.


사진 속의 나는 오른쪽 다리를 접고 왼쪽 다리를 뒤로 길게 뻗은 채,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상체를 세우고 있다. 깊은 후굴을 하기 전에 내가 많이 하는 준비 동작, 비둘기 자세다.


함께 수련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시르사 파다사나는 보통 정도로 하는 편이다. 그런데 비둘기 자세만큼은 거의 초보자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후굴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고 해서 후굴 준비 자세까지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자세에서 느낀다.


이 글에는 비둘기 자세에서 이어지는 동작을 순서대로 적었다. 사진 자세에서 상체를 세우고, 두 팔을 합장해 위로 올리고, 몸을 돌려 뒤로 뻗은 발을 잡고, 스트랩을 쓰고, 마지막에 앞으로 숙여 쉬는 순서다.


■ 깊은 후굴 전에 하는 자세


깊은 후굴로 들어가기 전에 몸을 푸는 시간이 있다. 가슴을 여는 준비 동작은 이전 글에 따로 적어 두었고, 이번에는 골반 쪽에서 많이 하는 비둘기 자세를 기록한다.


비둘기 자세에서 뒤로 뻗은 다리의 무릎을 접어 발을 잡는 단계가 에카 파다 라자카포타사나, 우리말로 한 발 왕 비둘기 자세라고 한다. 앉아서 하는 후굴 자세로 분류된다고 한다. 나는 그 끝까지는 가지 못한다. 대신 그 앞의 두세 단계까지는 나아간다.


■ 뒤로 뻗은 다리가 바닥에서 뜬다


이 자세에서 나를 가장 먼저 멈추게 하는 것은 뒤로 뻗은 다리다. 다리가 바닥에서 떠 있고, 그것을 바닥으로 내리려고 하면 골반이 뻐근하다. 선생님은 뒤로 뻗은 다리가 바닥에 많이 닿아야 한다고 하신다.


골반이 아직 많이 풀리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힘들다. 양쪽이 다 뻐근한데, 뒤로 뻗은 다리 쪽 골반이 더 뻐근하다.


■ 손을 짚고, 접은 다리를 잡고


사진 자세를 잡은 다음에는 두 손바닥으로 앞 바닥을 지지하면서 고개를 약간 숙인다. 거기에 적응이 되면 두 손으로 접은 다리를 잡는다. 한 손은 발목 쪽을, 다른 손은 무릎 쪽을 잡고 허리를 곧게 편다.


그다음 가슴을 들고 턱을 들어 올리며 정수리를 뒤쪽으로 보낸다. 이 글에서는 이 동작을 상체를 세워 뒤로 젖히는 동작이라고 부르겠다.


■ 합장하고 올라갔을 때


이어서 두 팔을 쭉 뻗어 합장을 하고, 그 팔을 뒤로 보내 자세를 유지한다. 두 팔을 위로 길게 뻗은 이 모양은 서서 하는 우르드바 하스타사나, 우리말로 두 팔을 위로 올리는 자세와 같다고 한다.


합장을 하고 올라갔을 때가 이 자세에서 가장 힘들다. 허벅지 위쪽과 가슴, 어깨가 모두 아프다. 이렇게 상체를 세운 채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호흡을 많이 해 주어야 그 힘든 것을 다스릴 수 있다. 여기는 정말 참아야 하는 구간이다.


■ 발은 잡히는데 팔이 돌아가지 않는다


합장을 마치고 내려오면 몸을 왼쪽으로 돌려 뒤로 뻗은 왼쪽 발끝을 바라본다. 그리고 왼쪽 무릎을 접어 왼손으로 발을 잡는다. 여기까지는 발이 잡힌다.


안 되는 것은 그다음, 팔을 돌려서 발을 잡는 동작이다. 발은 잡을 수 있는데 팔을 돌려서 잡는 것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요가 스트랩(벨트)을 발에 걸고 그 스트랩을 한 손으로 뒤로 잡는다. 요가 스트랩은 손이 닿지 않는 거리를 이어 주는 긴 끈이다.


스트랩을 잡고 있으면 자세가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특히 앞으로 접은 다리가 왼쪽일 때가 훨씬 힘들다. 앞으로 오른쪽 다리를 접었을 때는 그래도 해 볼 만하다는 느낌이 든다.


■ 쉬라고 하시지만 쉬는 게 아니다


스트랩을 쓰는 자세까지 마치면 앞으로 숙이는 자세로 내려온다. 팔을 앞 바닥에 내려놓는 이 동작은 잠자는 비둘기 자세라고 부른다. 이때 선생님이 "쉬세요" 하신다.


겉으로 보면 정말 편안해 보이는 자세다. 상체를 바닥에 내려놓고 엎드려 있으니 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자세를 오래 유지하고 있으면 허벅지와 골반이 뻐근해진다. 나에게는 쉬는 시간이 아니라, 뻐근함을 참으며 버티는 또 하나의 자세다.


그래서 "쉬세요" 하는 말이 들리면 속으로 처음의 그 생각이 다시 든다. 다른 사람에게는 쉬는 자세가 나에게는 또 하나의 연습이 되는 셈이다.


■ 지금 남아 있는 숙제


비둘기 자세는 아직 내가 잘하는 자세가 아니다. 뒤로 뻗은 다리를 바닥에 더 내리는 것이 지금의 숙제다.


다만 이 자세는 무릎과 골반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무릎이나 골반이 불편하다면 무리하지 말고, 필요하면 지도자와 상의해서 연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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