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는 유연성만 좋으면 될까? 오래 수련하고 알게 된 근력의 중요성

 



요가를 시작할 때 나는 몸이 유연하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유연성 덕분에 크게 힘을 쓰지 않아도 모양이 나오는 자세들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나는 요가할 때 유연성을 잘 이용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수련을 계속하면서 선생님에게 반복해서 듣는 말이 생겼다.


“힘을 써야 하는데 힘을 안 써요.”


처음에는 단순히 내가 근력이 약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다른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힘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힘든 순간에 필요한 근육을 사용하는 것을 피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연성으로 자세를 만드는 것과 힘으로 지지하는 것은 달랐다


유연성이 있으면 특정 자세에서 움직임의 범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요가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유연성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몸을 일정한 위치에서 지지하는 근력과 균형, 필요한 부위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능력도 함께 필요하다.


나는 이 차이를 오랫동안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세의 모양이 어느 정도 나오면 ‘되는 자세’라고 생각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은 자세의 모양보다 내가 몸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고 있었다.


특히 자주 듣는 이야기가 복부를 잡고 필요한 순간에는 엉덩이 근육도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문제는 내가 그 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근력이 약하니까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했다


선생님의 지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충분히 인정한다.


힘들면 힘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근육을 계속 사용해야 해서 힘들어지면 ‘나는 원래 근력이 약하니까 어쩔 수 없어’라고 생각하고 비교적 쉽게 포기해 버리는 편이다.


이런 습관은 내가 유연성으로 어느 정도 자세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오래 이어졌는지도 모르겠다.


힘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동작에서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으니, 내가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굳이 찾아서 쓰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요가를 오래 하다 보니 유연성만으로 넘어갈 수 없는 자세를 계속 만나게 됐다.


세투 반다사나에서 드러나는 나의 약점


내가 그 차이를 가장 분명하게 느끼는 자세 중 하나가 세투 반다사나(Setu Bandhasana)다.


등을 대고 누운 상태에서 발로 바닥을 지지하고 골반을 들어 올려 자세를 유지한다.


자세 자체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문제는 유지하는 시간이다.


수업에서 일정 시간 세투 반다사나를 유지할 때 다른 사람들은 계속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나는 힘들어서 먼저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3분 정도 유지해야 할 때는 나에게 상당히 길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힘들다는 느낌이 오면 비교적 빨리 내려왔다.


그리고 스스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원래 근력이 약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편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근력이 부족한 것도 있었겠지만, 힘든 근육 사용을 조금 더 견디면서 연습하는 과정 자체를 피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힘을 주라고 해도 어디에 힘을 써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또 하나 알게 된 것이 있다.


선생님이 “복부를 잡으세요”, “여기에 힘을 쓰세요”라고 말한다고 해서 곧바로 그 근육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힘을 준다고 주는데도 내가 정확한 부위를 사용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는 순간이 있다.


처음에는 ‘힘을 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수련을 할수록 몸의 특정 부위를 의식해서 사용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무조건 온몸에 힘을 꽉 주는 것과 필요한 부위를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가에서 말하는 근력은 단순히 힘이 세고 약한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내 몸의 어느 부분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감각 역시 중요하다.


세투 반다사나에서 조금씩 생긴 변화


아직도 세투 반다사나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힘들다.


다른 사람들이 계속 자세를 유지하고 있을 때 나만 먼저 내려오는 날도 있다.


그렇다고 예전과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짧게 버티고 바로 내려왔다.


요즘에는 가끔


‘조금만 더 참아보자.’


하고 생각하면 예전보다 조금 더 유지할 수 있다.


아주 큰 변화는 아니다.


3분을 거뜬하게 유지하게 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예전보다 조금 더 버틸 수 있다는 사실은 내 몸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유연성에 힘을 더하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


나는 여전히 유연성이 내 요가 수련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장점을 버릴 필요도 없다.


다만 이제는 유연성만으로 자세를 만드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다.


필요한 순간에는 복부를 잡고, 자세에 따라 필요한 근육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몸을 스스로 지지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알았다고 바로 잘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힘들면 내려오고 싶고, 어떤 때는 힘을 주려고 해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예전처럼 무조건


‘나는 근력이 약하니까 안 돼.’


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오늘 10초를 더 버티고, 다음에는 조금 더 내 몸의 힘을 느껴보는 것.


유연성으로 시작했던 나의 요가에 이제는 ‘힘을 제대로 사용하는 법’이라는 새로운 숙제가 하나 생겼다.


그 숙제를 금방 끝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조금씩 해보려고 한다.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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