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후굴 연습|벽을 짚고 버티며 다시 올라오면서 알게 된 것

 


요가에서 후굴 자세를 보면 몸이 얼마나 많이 뒤로 젖혀지는지에 먼저 눈길이 간다. 나 역시 예전에는 후굴을 잘한다는 것은 허리가 많이 휘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수련하다 보니 후굴은 단순히 뒤로 많이 젖히는 동작이 아니었다. 가슴과 어깨의 움직임, 하체의 지지, 호흡, 그리고 다시 몸을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힘까지 함께 필요했다.


최근 하타요가 수업에서 벽을 이용해 후굴을 연습하면서 그 사실을 다시 한번 몸으로 느꼈다.


무릎을 꿇고 벽을 이용해 후굴하다


이날 연습은 서서 뒤로 내려가는 드롭백과는 달랐다.


먼저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시작했다. 우스트라사나를 할 때처럼 몸을 뒤로 열면서 양손으로 뒤쪽 벽을 짚었다.


여기서 바로 올라오는 것이 아니었다.


벽을 짚은 채 한동안 후굴 자세를 유지한 다음, 두 손으로 벽을 밀면서 다시 상체를 세우는 연습이었다.


처음에는 벽이 있으니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직접 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벽은 손을 놓을 위치를 만들어주는 보조 역할을 하지만 자세를 유지하고 다시 몸을 세우는 것은 결국 내 몸이 해야 했다.


벽을 짚고 버티는 시간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내가 특히 힘들게 느낀 것은 벽을 짚은 상태에서 자세를 유지하는 시간이었다.


최근 우르드바 다누라사나에서는 예전보다 호흡이 조금 편안해졌다. 가슴을 열어가는 감각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자세 안에서 숨을 이어갈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후굴에서도 비슷한 느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달랐다.


벽을 짚고 후굴을 유지하자 아직 가슴 앞쪽이 충분히 열리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숨을 쉴 공간이 확실하게 확보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 버티는 시간이 더 힘들었다.


이 경험을 통해 같은 후굴이라도 몸을 지지하는 방법과 자세가 달라지면 호흡의 느낌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후굴에서 가슴을 연다는 것은 무엇일까


후굴에서는 척추 전체의 신전뿐 아니라 흉추와 어깨 주변의 움직임, 몸 앞쪽의 유연성, 골반과 하체의 안정성이 함께 필요하다.


허리 한 부분에만 움직임을 집중시키면 허리에 부담이 커질 수 있고 가슴과 어깨가 충분히 움직이지 않으면 후굴을 편안하게 유지하기도 어렵다.


나도 예전에는 ‘후굴=허리를 꺾는 자세’라고 생각했다.


수련을 계속하면서 가슴을 위로 들어 올리고 몸 앞쪽에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됐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새로운 자세에서 그 움직임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이번 벽 연습에서 호흡이 답답하게 느껴진 것이 바로 나에게 아직 연습할 부분이 남아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벽을 밀고 다시 올라오는 과정


후굴 자세를 유지한 뒤에는 두 손으로 벽을 밀면서 다시 상체를 세웠다.


이 과정도 생각보다 많은 힘이 필요했다.


단순히 팔의 힘으로 벽을 밀어내는 것만으로는 움직임이 완성되지 않았다. 하체가 안정적으로 몸을 받쳐주고 몸통을 유지하면서 가슴과 상체가 앞으로 돌아오는 움직임이 연결되어야 했다.


벽을 이용한 연습의 장점 중 하나는 이렇게 평소 익숙한 후굴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몸을 사용해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나에게도 ‘평소에는 이런 움직임을 별로 사용하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은 힘들지만 그만큼 내가 부족한 부분을 알아차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선생님, 저희 극기훈련 시키는 거예요?”


몇 번 연습하다 보니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저희 극기훈련 시키는 거예요?”


선생님은 웃으시면서 “극기훈련이요?” 하고 되물으셨다.


나도 웃었다.


힘들기는 했지만 이상하게 재미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하기 어려웠을 움직임을 이제는 힘들어하면서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세 하나가 완성됐다는 성취감과는 조금 달랐다. 내 몸이 예전보다 새로운 움직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더 반가웠다.


벽을 사용한다고 무조건 쉬운 것은 아니다


벽, 블록, 스트랩 같은 요가 도구는 자세를 보조하고 몸의 위치를 느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보조도구가 있다고 해서 어려운 자세가 자동으로 안전하거나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후굴은 자신의 가동 범위를 넘어 무리하게 깊이를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이 지나치게 흐트러지거나 허리, 목, 손목 등에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자세의 깊이나 유지 시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벽을 이용할 때도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젖혔는가’보다 자세 안에서 몸을 조절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후굴을 처음 연습한다면 혼자 완성하려 하기보다 지도자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더 깊이보다 더 편안한 호흡을 목표로


이번 수련을 통해 내게 필요한 다음 단계도 조금 분명해졌다.


벽을 더 아래까지 짚는 것이 첫 번째 목표는 아니다.


지금보다 가슴 앞쪽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기고, 후굴 상태에서도 자연스럽게 호흡하면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먼저다. 그 상태에서 벽을 밀고 다시 올라오는 움직임까지 조금 더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싶다.


요가를 오래 해도 새로운 방식으로 몸을 사용하면 다시 초보자가 된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


그런데 그 순간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잘되는 자세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몸의 부족한 부분을 새로운 연습을 통해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극기훈련 아니에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힘들었던 벽 후굴 연습.


그래도 끝나고 나니 힘들었다는 기억보다 ‘예전 같았으면 어려웠을 텐데 이제는 이걸 해냈네’라는 생각이 더 크게 남았다.


아직 가슴도 더 열려야 하고 호흡도 더 편안해져야 한다.


그래서 다음 수련이 또 궁금하다.


조금씩 몸의 공간을 넓혀가면서, 힘으로 버티는 후굴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숨을 쉬고 다시 내 힘으로 돌아올 수 있는 후굴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벽 후굴을 연습하며 새롭게 세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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